클라우드 아카이빙의 환상, 우리가 진짜 지불하고 있는 비용

"M365로 이메일 다 보관하고 있으니까 컴플라이언스는 문제없다"고 하시는 분들 많으세요. 그런데 매달 청구서를 보면서 왜 이렇게 비용이 느는지 모르겠다고 하시거든요. 사실 이 두 가지 이야기는 연결되어 있어요.

인플레이스 아카이빙, 정말 편리한 걸까요

클라우드가 말하지 않는 중복 저장의 비밀

요즘 글로벌 SaaS 벤더들이 강조하는 게 인플레이스(In-place) 아카이빙이에요. 데이터를 M365나 슬랙(Slack) 안에 그냥 두는 방식이죠. 이동도 없고, 따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도 없으니 편리해 보이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들여다보면 좀 달라요. 예를 들어 10MB짜리 첨부파일을 100명이 받았다고 해볼게요.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이 파일이 각 사용자 공간에 개별적으로 저장돼요. 결과적으로 1GB짜리 스토리지를 10MB 파일 하나가 먹어버리는 거죠. 데이터가 쌓일수록 이 비용은 선형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요.

반면 엔터프라이즈 볼트(Enterprise Vault) 같은 온프레미스 아카이빙 시스템은 단일 인스턴스 스토리지(SIS) 기술로 동일한 파일은 딱 한 번만 저장해요. 중복 제거와 압축을 합치면 전체 보관 용량을 최대 70% 이상 줄일 수 있거든요. 쓸모없는 중복 데이터를 위해 매달 클라우드 비용을 낼 이유가 없는 거예요.

라이선스 종속, 알고 보면 꽤 교묘해요

퇴사자 데이터 보관의 숨겨진 비용

법적 보존 의무 때문에 퇴사한 직원의 이메일이나 메시지를 몇 년씩 보관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문제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이걸 유지하려면 아무도 쓰지 않는 계정에 M365 E5 같은 프리미엄 라이선스를 계속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컴플라이언스 의무를 이행하려면 어쩔 수 없다는 논리인데, 솔직히 이건 컴플라이언스를 인질로 삼은 구조예요. 데이터를 저널링(Journaling) 방식으로 온프레미스로 완전히 이관해 두면 클라우드 라이선스는 기본형으로 다운그레이드해도 되거든요. 벤더가 내년에 요금을 올려도, 우리 데이터는 우리 서버 안에 있으니 협상력이 완전히 달라지는 거죠.

소송 대응, 평소에 다 준비할 필요는 없어요

타겟팅 eDiscovery의 경제학

"혹시 소송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하는 마음으로 클라우드에서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 인덱싱하며 비싸게 유지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실제 소송은 생각보다 훨씬 특정적이에요. 특정 기간, 특정 관련자(Custodian)의 데이터가 필요한 거지, 전 직원의 5년 치 이메일을 한꺼번에 꺼내야 하는 상황은 드물거든요.

평소에는 온프레미스 저비용 스토리지에 WORM(Write Once Read Many, 위변조 방지) 형태로 조용히 보관해 두세요. 실제 소송이나 감사 명령이 내려왔을 때, 내부 시스템에서 해당 인물의 데이터만 정밀하게 추출해서 대응하면 돼요. 비용은 훨씬 적게 들고, 데이터 통제권은 완전히 우리 손 안에 있는 거예요.

저는 이걸 '평시 저비용, 유사시 고정밀' 전략이라고 불러요. 데이터가 우리 집 마당에 있어야 이게 가능하거든요.

마무리하며

클라우드 아카이빙이 나쁜 건 아니에요. 협업과 생산성에는 정말 좋은 도구거든요. 다만 아카이빙은 다른 문제예요. 장기 보존, 법적 대응, 비용 구조를 냉정하게 따져보면 온프레미스 아카이빙이 여전히 압도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많아요.

지금 여러분이 매달 내고 있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비용, 한번 꺼내서 들여다보셨나요? 그 숫자가 이미 답을 말해주고 있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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